연말 뮤지컬, 죽음·광기·동시대성 '코드'로 무대 달군다

입력 2021-12-07 18:37   수정 2021-12-08 01:25

핏빛 죽음, 서늘한 광기, 시대를 관통하는 불안과 두려움…. 올 연말 무대를 장식하는 뮤지컬들의 공통적 특징이다. ‘프랑켄슈타인’ 등 이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은 물론 ‘이퀄’ 같은 초연작도 이런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단순히 불안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시대를 비추는 다양한 메시지까지 담은 이들 작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전문 관객 많은 ‘프랑켄슈타인’
3년 만에 돌아온 ‘프랑켄슈타인’은 지난달 2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했다. 2014년 초연 당시 ‘더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에서 ‘올해의 뮤지컬’ 등 9개 부문을 휩쓴 작품이다. 2018년에는 한 작품을 반복해서 보는 ‘회전문 관객’이 가장 많이 찾은 대극장 뮤지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원작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이다. 19세기 스위스 제네바 출신 과학자 빅터는 전쟁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해 연구하던 중 신체 접합술의 귀재 앙리를 만나 새로운 피조물을 만들게 된다. 기대와 달리 흉측한 ‘괴물’이 탄생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철저히 배제되자 괴물은 복수에 나선다.

작품은 인물들 내면에 더 초점을 맞춰 복잡한 갈등과 애증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배우들의 광기 어린 연기, 한 편의 서스펜스 영화를 보는 듯한 무대 연출도 인상적이다. 빅터 역은 민우혁, 전동석, 규현이 맡았다. 앙리와 괴물은 박은태, 카이, 정택운이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앙리와 괴물을 한 배우가 동시에 표현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공연은 내년 2월 20일까지.
‘잭 더 리퍼’, 퍼즐 맞추듯 극도의 몰입감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잭 더 리퍼’도 3년 만에 관객을 찾아왔다. 2009년 초연 이후 호평받으며 다섯 차례나 앙코르 공연을 올렸다.

잭 더 리퍼는 1888년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미해결 살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 뮤지컬. 이야기는 수사관 앤더슨의 사건 보고를 시작으로 ‘극 중 극’ 형태로 전개된다. 작품은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듯 살인마의 존재를 치밀하게 파헤쳐 가며 관객에게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라인업도 화려하다. 신성우가 2019년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맡았다. 그는 영국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는 잔혹한 살인마 잭을 연기한다. 김법래, 강태을, 김바울도 잭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의협심이 강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살인마 잭과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는 외과의사 다이엘 역은 엄기준, 이홍기, 남우현, MJ, 인성이 맡았다. 공연은 내년 2월 6일까지.
코로나 시대 연상하게 하는 ‘이퀄’
초연작 ‘이퀄’도 오는 28일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막을 올린다. 원작인 일본의 동명 연극은 지난해 국내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이를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작품의 배경은 17세기 유럽이다. 뛰어난 의사지만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니콜라, 그를 지극정성으로 치료하는 친구 테오의 이야기를 다룬다. 테오는 당대 의학으로는 병을 고칠 수 없는 니콜라에게 금지된 학문인 연금술을 사용한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운명이 뒤틀리며 이야기가 본격 전개된다.

공연 제작사 신스웨이브 관계자는 “역병이 퍼지고 이단자 사냥이 일어나는 시대에 생존해야만 하는 외로운 소년들의 모습을 통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공연은 온라인 공연 플랫폼 메타씨어터에서도 동시에 중계된다. 내년 2월 20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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